우체통이 궁금하다
우체통이 궁금하다
光明 신 하 식
너를 지나쳐 볼 때마다
궁금하기만 했다
왜 거기에 서 있는지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빨간 색동옷 갈아입고
간신히 뜨고 있는 실눈은
누굴 바라보는 것인지
작은 입 살짝 벌려 오물 오물
무엇이 먹고 싶은지
우체통이 궁금하다
통아 넌 누구냐
손발이 없어
남이 먹여주기만 바라는 바보
골고루 사연만 먹는 먹보
사랑을 먹고 슬픔을 먹네
반가운 기쁨을 먹네
가끔은 이별의 눈물로 적시고
배부르지도 않고
고프지도 않지만
항아리처럼 배는 늘 궁했다
뭐 하는 통이냐
사연 나르는 날개라 하는가
사랑 전해주는 듀오라 하는가
세탁소 모퉁이 돌 때마다
길 건너 다방 수만큼이나
천지였는데
친구들 하나둘씩 어디론가
스마트폰에 구실을 쥐여주고
뽑혀 박물이 되어 버린다
손 편지가 옛 시대가 되었으니
이제는 더이상
너를 궁금해 하지 않는다
비가 내리던 날
뭉특한 허리는 물빛에 반짝이지만
빛바랜 색동옷은 더없이 초라해
갈아입을 옷도 없고
흠뻑 젖어 내려도
말 할 줄 모르니
실제 너는 한쪽 찌그러진
볼품없는 그냥 깡통입니다.
*MP光明200426
※2020.5.1.14시 카카오스토리 포스팅
※점점 사라지는 우체통 안타깝습니다
왜 거기에 서 있는지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빨간 색동옷 갈아입고
간신히 뜨고 있는 실눈은
누굴 바라보는 것인지
작은 입 살짝 벌려 오물 오물
무엇이 먹고 싶은지
우체통이 궁금하다
통아 넌 누구냐
손발이 없어
남이 먹여주기만 바라는 바보
골고루 사연만 먹는 먹보
사랑을 먹고 슬픔을 먹네
반가운 기쁨을 먹네
가끔은 이별의 눈물로 적시고
배부르지도 않고
고프지도 않지만
항아리처럼 배는 늘 궁했다
뭐 하는 통이냐
사연 나르는 날개라 하는가
사랑 전해주는 듀오라 하는가
세탁소 모퉁이 돌 때마다
길 건너 다방 수만큼이나
천지였는데
친구들 하나둘씩 어디론가
스마트폰에 구실을 쥐여주고
뽑혀 박물이 되어 버린다
손 편지가 옛 시대가 되었으니
이제는 더이상
너를 궁금해 하지 않는다
비가 내리던 날
뭉특한 허리는 물빛에 반짝이지만
빛바랜 색동옷은 더없이 초라해
갈아입을 옷도 없고
흠뻑 젖어 내려도
말 할 줄 모르니
실제 너는 한쪽 찌그러진
볼품없는 그냥 깡통입니다.
*MP光明200426
※2020.5.1.14시 카카오스토리 포스팅
※점점 사라지는 우체통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