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변신-2

색조변신-2

                               *光月 신  하  식

인간은 요괴다
투명으로 요람(搖藍)하여
하얀 마음 백지 상태
노란 병아리로 아장 아장

암놈 병순이는
탐스런 동그란 얼굴
노란 살구색으로 시작
목소리마저 삐약삐약 곱다
어느덧 연분홍 분칠도 해보고
빨강 연지 찍고 시집가려 한다
이마에 땀방울도 반짝 반짝
흔들리는 어깨선도
오 톡 한 가슴에도
아름다운 색이 흐른다

파란 높이에 그 구름
심통 쏟아 낼 듯 검은 무게로 다가온다
한바탕 훑고 지나가면
둥근 아치 무지개 꽃이 핀다
빨.주.노.초.파.남.보
아름다운 색조변신이다
병순이는
천상여자다 그런데 바보다
미운 걸 전혀 모르는 여인
인생이 이토록 아름다울쏘냐

요람에서 무덤까지
아름다움 간직하고 가시지요

MP광명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