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53
어제
932
최대
3,402
전체
963,313

헛소리 '끈'

신하식 0 286 0
헛소리 '끈'
         
                                     *腦章 신 하 식

참 질기기도 하다

매기도 참 어려웠는데
여기 끈질긴 끈 하나 있습니다
질끈질끈 동여맨 질긴 끈은
두통입니다
고통스럽습니다
눈알이 튀어나옵니다
한쪽만 찢어질 듯 아픕니다
새끼손가락에 조그만 가시만 찔려도
온몸이 움찔하는데
전신의 전화국 통신 끈이 한쪽 폭파된 듯
마빕니다
아픕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집니다
주변이 우르르 쾅 쾅 거립니다
온몸에 흐르는 빗물은 식은땀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건 
희뿌연 연무 같은 회색 시야입니다
정신이 없습니다
누가 더 옆에 있어도 소용없습니다
펜잘 게보린 타이레놀도 안보입니다
그야말로 절망입니다
머리가 이렇게 아플 줄이야
구급차도 갑자기 시동이 안 걸립니다
택시를 탔는데
병원으로 안 가고 경찰서로 갑니다
이상합니다

멀리 기적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기차 소리 같기도 하고
강냉이 튀는 소리 같기도 하며
갈댓잎 가을에 서슬한 바람소리 인가
꿈속 허공을 휘젓듯 초점이 없습니다
누가 뒤통수를 한 대 후려갈기고
도망갑니다
그런 후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아픔보다 속이 메스껍습니다
메스꺼움은 두통보다 더 괴롭습니다
신이여
왜 나를 시험하나이까
교회도 안 다니면서  하느님을 다 찾고
왜 이리 야단법석을 떠는지요

느낌은 아직 조금 살아 있습니다
이상 헛소리 하느라 꽤 긴 시간동안
머리가 아팠나 봅니다
자 여기 수면제 드세요
한잠 푹 자고 나니 괜찮아지네요
베갯잇이 흥건합니다
허망할 뿐입니다
잠시 생각에 잠깁니다
꿈을 꾸었나 봅니다
악몽일지도 모릅니다
아무 말 않고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어머 여기까지 같이 오셨군요
헛소리 '끈' 끝까지 읽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