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선생님
*光月 신 하 식
어혜자 선생님은
화장실도 안가는 줄 알았습니다
하늘같이 높기만 했습니다
항상 우러러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식사하는 걸 보았습니다
너무도 이상했습니다
선생님은 신비스런 우상이었는데
그녀 선생님은
가끔 손바닥 회초리를 하셔 놓곤
하식아 '아프냐' 꼭 물어보십니다
선생님은 나한테 손들어 시켜 놓곤
하식아 '팔 아프냐' 물어보십니다
왜 자꾸 물어보시는지
꿀밤을 맞아도
회초리를 맞아도
그때는 아팠지만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오늘이 스승의 날
그때 '아프냐' 물어보시던 선생님께서
많이 생각납니다
수십년 된 그때 그 일이 가물 한데
존함만큼은 또렷이 생각납니다
지금은 어디 계신지요
여기에 안 계실 수도 있어요
누구 아시는 분 계십니까
진즉 카톡이라도 열어둘걸
어디 계시던지
선생님 나를 한 번만 봐주세요
더는 클 수 없이 다 컸습니다
인생 서막
나도 마지막 오르막길에 서 있습니다
오월이라
오늘이라
그래서 보고 싶은 건 아니에요
신비스러웠던 선생님
선생님
문득문득 생각 많이 납니다
MP光明1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