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16
어제
216
최대
3,402
전체
948,551

어머니의 량기

신경옥 0 352 0

어머니의 향기   /   신경옥




그녀의 몸에는

숲의 향기가 난다


어머니의 몸에서도

어머니의 그 어머니의 몸에서도

숲의 진한 향기가 났다


봄이면 진달래 향기가

여름이면 짙푸름의 향기가

가을이면 밤꽃 향기가

겨울이면 소나무 향기가

찐하게 배어 있다


산나물 캐러 가시는 어머니 

진달래 꽃잎 입에 물고

종종거리며

따라다녔던 유년시절


아카시아 줄기로 

땋아 올린 꼬불 머리에

솔가리로 데워진 방에서

군밤을 까먹던 철없던 시절


그 시절이 그리울 때면

어머니 품속이 그리울 때면

어머니가 그랬듯 

숲을 찾는다


어머니와의 추억을

품어앉은 숲이

편안함으로

가슴을 적시는데


이글거리는 태양이

잎 사이사이 쉬어가는 한 낮

짙은 녹음을 담은 바람이 

축제처럼 햇볕을 쏘아 올린다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