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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김영준 0 208 0

만추

       進木/김영준 

앞 뒷산

물감 뿌려놓은 듯 

핏빛으로

산 중턱 불 지르며 

활활 타오르니 

강한 바람에 단풍잎 

계곡물 위에 떨군다

늦 가을 

붉게 물든 수많은 

나무들의 

마지막 낙화는 

삶의 이치인 양 

바람에 

하나둘씩 휘날리며 

앙상한 가지만 남긴다

산과 들

동장군 밀려와

찬 서리 내려앉아 

잎 떨어진 나뭇가지 

하얗게 분칠하고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겨울날을 이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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