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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이여 그리움이여

김영준 0 243 0

고독이여 그리움이여


            進木 김영준


잔뜩 웅크린 

잿빛 하늘에선

금새라도 눈 폭탄을 

퍼부을 듯 찌푸리고

땅거미 짙어가는 

거리도 을씨년스럽다


탐욕에서 뛰쳐나가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두 팔 벌려 받아 내고

티 없이 맑은 마음

동심으로 돌아가라는

하늘의 예시는 아닐까


우중충한 날씨는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표정을 굳게 만들며

생각까지 검푸른 빛깔로

온통 도색을 한다


이렇게 찌푸린 날이면 

오롯이 고독에 휩쌓이고

어둠이 내려앉은 긴긴밤

고독은 그리움으로

소리 없이 녹아내린다


혼자라는 쓸쓸함이

고독과 처절한 사투도 

숙명으로 감내해야 하는 

겨울밤은

가슴만 차갑게 식어간다


이런 날

하얀 눈이라도 내려주면

두 손에 소복이 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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