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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집 툇마루에서 바라 본 기차

김미숙(려송) 4 1464 0





                          려송 김 미숙 




툇마루 유리문을 열지 않아도

햇살이 눈 부시도록 내리 쬐고

일자형 양쪽 방문을 열라치면

맞바람에 펄럭이는 커튼이

누워있는 내 얼굴을 슬쩍슬쩍 

거문고 튕기듯이 쳐대곤 했어


아버지와 친구분들의 안식처

자욱한 매연 속 바둑에 여념없이 날밤을 새우시기도 하셨던 마루


그랬던 어느 무더운 여름날

아버진 가셨고 빈소만 덩그러니

저녁나절 상복 입으신 어머니

남매 세워놓고 매일 곡을 하시고

창너머 기찻길 기차는 정적을 깬다


어린 내 마음 아버지 잃은 슬픔

그보다 연기 사라진 어두컴컴한 

하얀 천이 드리워진 빈소와 곡

귀곡산장 되어 두려움의 연속

그런 날을 손꼽아 보냈었지


빈소를 들어 내던 마지막 백일

그날은 시월의 가을비도 내리고 어머니 울음소리도 유달리 컸다


텅 빈 적막이 무서워 한동안

문도 열지 않고 그쪽으론 

고개도 안 돌리며 겨울을 보내고

봄이 찾아온 따듯한 춘삼월 

움츠려 있던 몸도 마음도 활짝

동문 중문 서문도 벌커덕 열었다


서려있던 흔적 다 날려 버리고

고사리손으로 빗자루와 걸레

움켜쥔 손바닥이 땀으로 적셨지


상큼해진 기분으로 마룻바닥 벌러덩 누우니 눈물이 한소끔

얼른 소매로 쓱 훔치고선

지나가는 기차를 멍한 눈에 담아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방랑벽을 마음에 심게 되었어


여고 시절 자주색 가방에

폼나게 통학하며 추억을 쌓고

꿈도 싣고 사랑도 실어 

어느덧 노년을 바라보는 지금


가슴 아린 어린 그때의 비둘기호

나의 꿈이오 사랑이오 동반자

없어진 백원역 영상을 보며

아팠던 그 시절로 달려가 본다





*펌

*벗이 올려 준 영상 

#백원역

#툇마루 

#기차 

#고향집

4 Comments
전수남 2019.03.10 17:10  
♥행복한 휴일 되세요.♥
M3875 2019.03.11 11:25  
네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늘 멋진 글 감사히
배독하고 있습니다
강건하시어요
조만희 2019.03.10 21:55  
그리운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곳
슬픔과 아름다움이 함께 공존하는...
잠시 선생님의 고향을 엿보고 갑니다
M3875 2019.03.11 11:27  
네 선생님
공감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벗이 보내준 영상에
그만 울컥하였습니다
건안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