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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니었어

김미숙(려송) 0 32 0




               려송/김 미숙




장마가 계속되고

폭우가 쏟아져 곳곳이

수해를 입었다

그런 중에도 또

폭염은 극성으로

다가올 것이다


곧 구름이 하늘을

메운다

길을 걷는다

다 시들은 덩굴장미

아기 송이 하나를

피우고 있다

지나치다가

나도 모르게 꺾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누가 볼세라 

얼른 꺾었다

가시에 찔렸다


길가 가로수 아래

즐비하게 피어 날

수레 국화도 한 송이

유혹을 한다

차마 뿌리쳤으나

망울 맺은 한 뿌리

쑥 뽑았다

흙 털어내고

물 받아

화병에 정성스레

꽂았다


아이야 이쁘게

피어나거라

많은 무리 속에

내게 선택받았으니

사랑 듬뿍 쏟아 주마

그랬던 것이 

며칠 사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나를 반겨주던 

코스모스 꽃밭이

싹 갈려 황토 밭이다

빨간 깃대가 여기저기

꽂혀 있다

왠지 불길하다

수도를 파는지 

기계가 꽂히고

사내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지나려다가

한 사내에게 물었다

아파트가 들어선다며

친절히 답하시는데

나의 아지트를

빼앗긴 기분이다


코스모스 핀 가을을

기대했건 만

서럽다거나 아쉬움은 

덜어내야겠다

내 것이 아니었으나

애틋하여

애써 고개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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