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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에

김미숙(려송) 0 12 0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현충일 노래가 울려 퍼지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지금에서야 제대로

진심으로 추모합니다.


송구함을 머금고

예천 충혼탑이 있는

남산공원에 올랐습니다.

하얀 블라우스가

천사처럼 곱게 어울린

예천 합창 단원들의

밝은 모습들이

청명한 날씨만큼이나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군수님을 비롯 각계각층 

기관장님, 예천 군민들이

모여 추모했습니다.


55년 전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6.25 참전 유공자증을

지난주에 받아

소식을 듣고 좋아하실

겨를도 없이 다음날

막내 고모님께서 

하늘나라 가신

가슴 아픈 저로선 

노래를 부르는 내내

애국심이 더욱 커지며

감회가 서려 울컥했습니다. 


바쁘게 사느라 취미도

잊고 살았는데 

늘 배웠으면 했던

벨리댄스를 하게 되고

단원 중에 한 분께서

노래 잘 하시냐며

추천을 해주셔서

합창까지 하게 되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이런 귀한 자리까지 

서게 되었답니다.

아버지께서도

시아버님께서도

흐뭇해하실 거라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사위의 할아버님께서도

유공자이신 사돈댁과 

해마다 이날에 모여 식사를

대접받곤 했었는데 

행사를 마치고

이번엔 단양 제천 청풍까지

가서 떡갈비도 먹고

문화재도 관람하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외손자는

관람표를 들고 탐방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합니다.

저의 짓궂은 장난으로

뜨거운 십자가 바닥에

누워보라하니 눕기에

곤장대로

"이놈 네 죄를 알렸다"

하며 살짝 내려쳤더니

화들짝 놀라 일어납니다.

관람객들이 모두 박장대소

멋쩍어 하는 손자는

"엉덩이 불난 줄 알았어요"

해서 저 또한 눈물이 쏙

나오도록 웃어댔답니다.

두 달 전 초딩 동창들과

벚꽃놀이 왔을 때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

체험을 제대로 시켜준

장면이 떠올라

글을 쓰는 지금도

실실 웃고 있답니다.


쉬어 가라는

등나무 그늘 벤치

자리 깔고 앉아

청풍호 바람을 맞으니

뜨거운 햇빛도 무색합니다.

준비해 오신 과일도

깎아 먹으며 거리낌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 나오며 사진도 찍고

이쁜 카페에서

제가 좋아하는

민트 허브를 올린 

자몽에이드 마시며

향기도 마시며

더위를 식힙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법'

책 한 권이 탁자 위에

놓여있어 탁 펼치니 

'무심해져라'라는 글귀가

퍼뜩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맞는 말이라

사돈께도 보여주며

그리 쉽지 않은 말임을

사돈도 저도 

깨닫습니다.


안사돈께서도 이제 곧 

퇴임을 하시면

사돈아가씨의

결혼식을 앞두신 터라

신경이 쓰이시나 봅니다.

제가 딸아이를 보낼 때의

마음을 위로도 해주시며

신행 음식을 직접 해서 보내

드린 저의 성의를 알아주셔서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배려해 주신 사돈댁과 

이토록 삼대가 모여

화목하게 보낸 오늘이

손자들에게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 되길 바라는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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