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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버지

김미숙(려송) 0 13 0

울 아버지




나 육십 평생을

유공자 유족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6.25참전 유공자시라며

등록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잘못 온 게 아닌가 하며

찬찬히 읽어보니

울 아버지 함자에

군번까지 찍혀 있어 놀랐다.

소름이 돋는다.

유공자이셨던 시아버님을

떠올리며 먼 낯선 얘기로만

알았었던 일이다.


편찮으시어 

경찰직을 그만 두시고

고향에 터전을 마련하신

두 해 뒤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때

1학년인 남동생과 어머니

세 식구를 남겨두고

그 무더운 지옥 같았던

여름에 천국으로 가셨다.

아리고 아린 시절

밤마다 이불 덮어쓰고

울었던 날들로

어린 내 가슴은

깊이 멍든 채 지금까지

살아왔다.


가족들께 알리고

막내 고모님께도

통지문 사진 찍어

보내드렸더니

편찮으신 중에도

반가워 우시면서

전화를 주셨다.

그러고 보니

좋은 꿈을 꾸셨다며

할머니한테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면서

울 아버지가

낙동강 다부동 전쟁에서

시체와 피바다를 헤쳐

겨우 살아 돌아왔다는

전투 담을 전해주셨다. 


밤새 뜬눈으로

잠을 설쳤지만

아침 태극기를 꽂고

3.1절 기념식을 시청한다.

꽃샘추위 바람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며

애국가를 따라 부른다. 

대통령의 축사와

뮤지컬 배우들의 결기에 찬

다짐의 연기와

막내딸의 고교 선배인

유채훈 성악가와 라포엠의

연주를 듣는다.

애국심이 불타오른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울 어머니 힘든 삶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셨을 텐데

안타깝고 슬프지만 

지금이라도 등록하여

아버지의 명예를

찾아드릴 수 있게 되어

참으로 다행히 아닐 수 없다.


유족들을 찾아

유공자를 기리는 

대통령과 국가의 헌신에

깊은 감사드린다.





#3.1절

#6.25참전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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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유채훈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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