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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하루

김미숙(려송) 0 243 0

삶의 하루




                려송/김 미숙




비옷을 입었어도

애태웠던 비였기에

그 비를 맞으며 

고추밭 고랑을 누빈다

마른 비여서 나무와 흙들은

그저 물을 먹기에 정신없다

이틀을 연거푸 퍼부은

단비였어도 골짜기 물은

그새 말라버렸다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마치 밀린 숙제라도 해치우 듯

꾸역꾸역 그리고 있다

멋진 수채 화가이고 싶은

욕망으로 붓을 들고

아름다운 색깔을 풀어

삶의 페이지를 채워보지만

텅 빈 무채색의 빈 도화지다


가득가득 쌓인 그리움의 굴레

한 겹 한 겹 벗겨내는

힘겨운 사투의 시간 속에

늘 그랬듯이

늘 그렇게

고독이 함께 하는 

비와 함께 내리는 

외로움뿐이었다




#어쩌다농부

#안동와룡산용두골 

#시인의농장 

#사단법인문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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