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하루
삶의 하루
려송/김 미숙
비옷을 입었어도
애태웠던 비였기에
그 비를 맞으며
고추밭 고랑을 누빈다
마른 비여서 나무와 흙들은
그저 물을 먹기에 정신없다
이틀을 연거푸 퍼부은
단비였어도 골짜기 물은
그새 말라버렸다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마치 밀린 숙제라도 해치우 듯
꾸역꾸역 그리고 있다
멋진 수채 화가이고 싶은
욕망으로 붓을 들고
아름다운 색깔을 풀어
삶의 페이지를 채워보지만
텅 빈 무채색의 빈 도화지다
가득가득 쌓인 그리움의 굴레
한 겹 한 겹 벗겨내는
힘겨운 사투의 시간 속에
늘 그랬듯이
늘 그렇게
고독이 함께 하는
비와 함께 내리는
외로움뿐이었다
#어쩌다농부
#안동와룡산용두골
#시인의농장
#사단법인문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