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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그리움으로

김미숙(려송) 0 271 0





               려송/김 미숙 




건넌방에 모자의 도란도란 

마시는 율무차의 향기가

코를 벌름거리게 하고

창 너머 청단풍 잎새들의

수다가 깊은 새벽잠 깨우네


감았던 눈꺼풀이 떨리고

머릿속은 백지상태로 

한동안은 그렇게 녹다운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그리움


떠난 이는 말이 없으니

그 속내를 알리랴만

남은 자의 몫은 끝내는 아픔


비우는 마음이라지만

소유를 버리지 못해 그러면서

그리워 아릴 뿐이다


자련다

아파하지 않으련다

심연 속으로 빠져들지언정

그리움은 그리움으로 

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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