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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그해 봄날

김미숙(려송) 0 321 0





               려송/김 미숙 




꽃은 저마다 이쁘다는데

아직 내 마음 의미 없어

마른 가지 마른 잎 시릴뿐

연녹색 받침에 안겨 피운

색색 철쭉의 향조차

무미건조하다


대국과 야생화 난들을

지극정성 꽃피우시다 멈춘

그해 봄날

허리가 아프셔도 수술도

못 시켜 드린 치매엄닐 

옆자리 앉혀 태워

나 좋단 핑계 대고

집 떠난 비둘기처럼

여기저기 모시고 다녀

꽃구경 시켜드렸더니

멍한 눈에 메마른 감정

위안부 동상을 보시더니

옆에 앉아 손을 쓰담쓰담 

말을 건네시던 모습

아른하다


아뜩한 그리움 점철되고

푸석거린 향수만 남아

눈물도 마른침 돼버렸으니

날아가고 싶은 의지도

그저 무기력으로

안주하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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