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안았어요
려송/김 미숙
물오른 찔레 가지
이곳저곳 싹을 틔우고
참 나뭇잎 푸석거린 속
연한 아기 쑥 살포시 나와
쑥버무리 쑥굴레 입을 다셔요
겨우내 새들의 먹이 충분했는지
할머니 젖가슴처럼
산수유 열매는 쪼그라들며
발갛게 달려 있어도
꽃으로 소담히 웃고 있네요
그 옆 목련 봉우리 질세라
터질 듯 앙 다물고 있군요
떠난 임 그리워하듯
내 가슴 허하고 무겁지만
설렘으로 콩닥거리는
열아홉 순정의 희열 안고
봄처녀 세모시 흥얼거려요
#사단법인문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