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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이야기

김미숙(려송) 0 334 0





               려송/김 미숙 




망망대해 인생의 시작

스무 살의 그 겨울 그녀


바깥 세상 내디딘 두려움

부닥치던 차가움 현실 속


봄 같은 한 남자와

사랑의 항해 출렁이며

송도 겨울 바다에 새기고


철없던 어리석음

이별의 아픔에 느닷 홀로

시린 겨울 여행을 떠났네


구름 속에 갇힌 한계령 휴게소

설악으로 가는 길목은

온통 새하얀

산이요 계곡이었어라


긴 하얀 코트 머플러

털복숭이 앙고라에

백설 공주였으나

일곱 난쟁이는 없었고

더더욱 왕자도 없었으니

유독 차가움 맞아야 했었어


고독은 더 진한 고독을 낳고

지극히 외로움으로

겨울 여자가 되었다

오점의 발자국을 남기며

 

매콤하고 달달한 숯 향 품은

윤기 흐른 빨간 더덕구이를

질겅질겅 씹다가

그만 그 맛에 취해버렸다


야속하게도 그 향은 살아

순간 순간 떠오르면 

침샘은 춤을 추며 기억한다


경포대 솔숲 아무도 밟지 않은

소복한 솜위에 자주색 부츠는 

원을 돌아 곱게 꽃을 만들고


모래사장 펼쳐진 설원에

벌렁 누워 부서지는 파도 소리

스르르 눈 감고 아우성을 듣는다


너무도 가벼이 떠나온 그 봄

가슴 밑구녕에서 나무라듯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늦은 후회가 눈물이 되어

파도와 함께 밀려온다


이루지 못한 그 아픈 날들은

여즉 먹먹한 그리움이다


겨울이 되면 떠나고 싶은 

고질병을 못 고쳤으니


그녀는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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