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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은 어디에도 있더라

김미숙(려송) 2 881 0




주변에는 그다지 반기고 싶지 않은

짝퉁들이 늘 있다는 걸 모르진 않는다.

소위 말하는 명품관에서는

새벽부터 진을 치고

매장 문이 열리면 또 뛰어

달려가 먼저 줄을 서고

오로지 신상을 사겠다는

일념으로 사람들은

열정을 쏟기도 한다.

나 또한 선물로 받은

몇 개 안 되는

백과 구두, 옷을 선호하지만

내 아들은 날 그렇게 생각하는지

시계를 주면서 다음엔 진짜를

사 주겠다고.

왠지 씁쓸하기도 하다.


한때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처럼

그이는 느닷 영덕 강구로

발을 들이고 날 불러 올리니

잘나가던 내 가게 레스토랑을

권리금도 없이 넘겨주고

현실이 막막했던 지라

궁여지책으로 따라와

횟집 같지 않은 횟집을 차려놓고

장사를 했었는데 장사 수완은

있었던지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그대 그리고 나' 드라마 촬영지가 되고

관광지여서 특히 관광차로

기사님들이 모시고도 왔다.

기사님이 그땐 왕이었다.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다들 그 자리로 가야할 텐데...


처음엔 조개구이를 시작해서

가게 할때 남은 재료들로

하기 쉬운 '슬로 진'과 '페파 민트' 등

칵테일도 팔았다.

빨간 술, 파란 술로 통하여

가게 주인들이 배달도 시키고

하여튼 난 그곳에서 이방인 아닌

이방인이었다.

우악한 아줌마로 변신하여

고기도 잡고 회도 썰게 되고

밤을 새우며 억척이 되었었다.

그런데 생선들을 구분하려니

도다리와 광어 

자연산과 양식 등등 참으로

애매한 것들이 애를 먹였다.

점점 장삿꾼이 되어가고 양식이어도

뱃대지가 하얀 것들은 자연산으로

둔갑을 하여 팔기도 하는 옆에 사람들을 보고

나도 몇 번 그렇게 했는데 어찌나 떨리는지

속아주는 손님의 얼굴을 똑바로 못 쳐다보고

가고 나면 안도의 숨을 쉬기도 했었다.

남편은 양심을 속이진 말자고

떳떳하게 장사를 하재서 그러마

하고 그냥 진심으로 대하니

어느덧 단골이 생기면서 2년 만에

가든을 차리고 손을 뗐었다.


지금 농사를 대량으로 짓게 되어

고추도 열리고 생강도 제법 올라오고

들깨도 잘 자라고

있지만 풀이란 '너'를 어찌할꼬.

들깨라고 생각한 '너'!!!

생강이라 생각한 '너'!!!

미나리 면 미나리 같지 않은 '너'!!!

등등의 같지 않은 것들이

어찌나 많은지 모르고 뽑았던 건

진짜고 놔둔 건 가짜였다.

하물며 병아리도 제법 컸는데

메추리 한 마리 이것 또한 병아린지

메추린지 날 헷갈리게 한다.

그 와중에 남편은 또 날 놀래켜 준다고

상의도 없이 몇 백을 저지르며 에어컨

셋트를 들여 놨다.

산 중턱이라 시원하기만 한데.

우와!! 참으로 애태우는 것들이

많은 요지경이다.


제초제를 치는 남편은

약통에 적힌 적량대로 쳤는데

잡초의 생명력이란 대단하시다.

동네 아저씨가 올라와 가리켜

주는 대로 했어야는 데 유튜버

선생님 말씀 듣고 본인 고집 대로 하니

누가 이기나 시합 중에

배로 쳤는데도 지고 만다.


시행착오에 결국 이 고운 열 손가락으로

뽑을 수밖에 없어

모자 눌러쓰고 퍼질러 앉아 뽑자니

손가락도 아프고 얼굴은 타고

애써 올라온 촉도 부러뜨리고

화풀이를 해대고 고개를 들었다.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흘러가고

나비가 춤을 추고

뻐꾸기가 정말 "뻐꾹 뻐뻐꾹"

울어대고 산딸기가 익고

시원한 냉수 마시니

서풍이 얼굴을 감싸고 붉은 노을이

내 온몸을 감싸고 보름달이

와! 새 세상을 열어 주고

북극성이 내 머리위에 있다. 

충견들은 날 지켜 주고

남편이 뜯어 온 상추와 고추에

와룡 농협마트에서 마침 새 진열장에

싱싱한 재료를 보고 감탄하니 조합장님께서

마침 시찰중에 계셔 우리한테 홍보를 하셔서

축하도 드리고 사온

안동 간고등어구이와 돼지고기

달달 볶아 쌈 가득

소주 몇 순배에 녹아내렸다.


#그대그리고나

#안동와룡산

#안동와룡농협마트

#안동간고등어

#슬로진칵테일

#페파민트칵테일 

#접시꽃당신


(사진)

ㅋ손자가 찍어 준 '접시꽃 당신'

짝퉁들 


2 Comments
학리 정병운 2021.06.27 12:52  
인생
그래도 지나보면
그립습니다
배람합니다
김미숙(려송) 2021.08.05 10:48  
고문님 감사드립니다
바쁘게 사는 날들입니다
늘 건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