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인이 되어
《농부인이 되어》
안동 낙동강 흐르고
선산도 가까운
서쪽에 있는 와룡산 아래
에스 자 형 제법 큰 농장과
동쪽 추목
시냇물이 흐르고
복사꽃이 피는 만물 농장
두 군데를
요즘 도시락 싸 들고
왔다 갔다 참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작년에 식수하여
반은 죽고 반은 살은
소나무에 이어
올해부턴 원대한 꿈을 품고
설중매,영산홍, 홍단풍, 꽃잔디
심어 제대로 차근차근
조성하고 관리하려고
오늘도 열 일 하고 오니
몸이 파김치가 되어
뻗었지요.
묵은 짐 버리고 거드느라
농부인이 다 되었어요.
손에 가시도 들고
얼굴은 쪼들고
난리도 아니랍니다. ㅠ
근데도 비싸다는 파김치 담가
삼겹살 굽고 뜨끈한 사골국에
동동주 마시니 그 기분에
취기가 오릅니다.
파란 하늘에 비행기가
제 머리 위를 지나가는데
햇빛을 받아 번쩍거리며 정적을 깨고 여행하라 이르는 듯하네요.
꽃샘바람이 살살 불어 여심을 요동치게 합니다.
일하다 잠시 휴식 중에
타 마시는 믹서 커피도 좋지만
오며 가며
카페를 지나칠 수 없어
발길을 잠시 돌려
이렇듯 쉬어가기도 합니다.
그런 중에
제법 봄동이 올라오고
냉이와 민들레가 지천에 깔려
한소끔 캐어와 데쳐 먹으니
입맛을 돋웁니다.
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