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광진구 구의로 이사 왔어요
#소소한일상
딸아이가 서울 정든 남영동을 떠났습니다
아름답게 물든 남산을 돌아 광진구로
이사를 왔습니다
각박하다는 서울살이에
한달을 공짜로 살게 해주신
괸당 인심 좋은 주인 아저씨의
격려와 배웅을 받으며
감사를 드립니다
광진구청 공원에서
한 컷 합니다
엊그제 남편과 함께 올라와
짐 정리하고 어제 새집으로
딸의 남친과 그 친구들이
도와주고 부천 있는 아들이 와
수월하게 끝냈습니다
남편은 바쁜 관계로 짐만 내려놓고
버릴 짐들은 농장에 창고를 지으니
다 필요하다며 싣고 내려가고
전 토요일에 있을 문학회 행사 참여로
당분간 여기 있으려는데 올라오던 날부터
목이 잠기더니 어제부턴 아예 오늘까지도
목소리가 안 나오네요
아들과 딸은 효자요
남편도 어지간히 걱정을 합니다
세상에.
딸이 사다 준 닭죽에 약을 먹고
일찌감치 자리에 누워
아침까지 아주 편안히 잤지요
새집은 보일러도 짱짱
펄펄 끓는 방바닥에 누워 몸을 찌지니
한결 좋아도 몸은
말을 안 들어 할 수없이 이비인후과에 들러
약 처방을 받으니 편도선염이니
푹 쉬라는군요
딸은 자기가 정리하겠다는데
일거리를 놔두고 쉬지를 못하는
제 성격이 문제입니다
그런 중에도
예쁜 단풍 물든 공원앞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벤치에 앉아 사색에 잠시 빠져봅니다
카페에 들러 그린 라떼 마시며
바람찬 바깥 구경을 합니다
은행잎의 나부끼는 몸부림을
고스란히 느끼며 가는 이 가을을
아쉬워합니다
전신용 거울을 그만 파삭
깨버려 어찌나 놀랐는지
액땜했다 생각하렵니다
딸이이는 화장대를 새로 구입하라니
조금이라도 싼 마켓에 들러
고민 중인데
엄마는 철없이 이러고 있답니다 ㅠ
#남산
#남영동
#광진구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