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김미숙(려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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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7 15:33
려송/김 미숙
입질만 하다가 느닷 내게로
날아온 비둘기는
정열의 화신이었던가
갈구하는 그 무엇이
그토록 애달프게 하는지
마음의 평정심을 잃게 하고
새드 무비처럼 펼쳐져
이토록 시리게 하는가
월계 잎을 물고 왔어야지
향기 진한 내음에 심신은 녹고
기승전결의 반전으로
슬픔은 금세 환희로 돌아선다
의지의 불꽃이 수렁을 헤쳐
기염을 토하려 하고
우렁찬 사랑의 힘은
역사를 다시 쓰려 한다
비둘기는 그렇게 마음에
인정스러운 평화 심어주고
내 작은 손안엔 줄지 않는 쌀알
그를 유혹하니 날아가진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