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 누워
려송/ 김 미숙
내 폐가 기어이 사달이
나고 말았습니다
폐렴 염증 수치가
열 배랍니다
무쇠 같은 여자라며
그렇게 살아왔던 세월이
지난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
늘 견딜 만큼 주어진 대로
나름 자부한 삶이었습니다
끝끝내 할 일을 마치 고야 마는
직성을 의지와 상관없이
치르지 못한 자괴감이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더 견딜 수 없게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때마다
늘 거뜬히 이겨내던
내 한 몸뚱어리는 점점
생기를 잃어 무수히 퇴색되는
은행잎 떨어지듯 무색합니다
다시 비축하고 비상하려는
비장함으로 긴 밤 뜬눈으로
베기는 침상을 삐거덕대며 끄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