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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에 누워

김미숙(려송) 0 61 0




                려송/ 김 미숙 




내 폐가 기어이 사달이

나고 말았습니다

폐렴 염증 수치가

열 배랍니다

무쇠 같은 여자라며

그렇게 살아왔던 세월이

지난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

늘 견딜 만큼 주어진 대로

나름 자부한 삶이었습니다

끝끝내 할 일을 마치 고야 마는

직성을 의지와 상관없이

치르지 못한 자괴감이

끝없이 나락으로 떨어져

더 견딜 수 없게 합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때마다

늘 거뜬히 이겨내던

내 한 몸뚱어리는 점점

생기를 잃어 무수히 퇴색되는

은행잎 떨어지듯 무색합니다

다시 비축하고 비상하려는

비장함으로 긴 밤 뜬눈으로

베기는 침상을 삐거덕대며 끄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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