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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쥐

김미숙(려송) 0 99 0

연휴에 내려왔던 딸을

태워주려고 함께 한양에

입성했더니

날씨 참 요란합니다.


지인을 만나 장어구이를

사주셔서 감사하게도

몸보신도 했어요.

시골 쥐 서울 왔다고

공연 준비로 바쁜 막내는

고맙게도 제 취향에 맞춰

이곳저곳 나들이 시켜주네요.

눈코 귀 입 머리 모두

오감만족 중입니다. ㅎ

고맙게도 연락을 준 

초등 친구와의 미팅이

취소되었어요.

안타까운 건 

한 초등 친구가

무릎이 아파 진료 관계로

만나지 못했지만 어서 낫기를

바랄 뿐이네요.

우리 나이쯤에 

건강이 젤 중요하지요.


인사동을 갔어요.

전시회 감상 중에

고가의 그림보다

화가에겐 송구했지만

한 줄의 시가 제 눈에

먼저 들어와요.ㅎ


데모가 없는

광화문 광장을 걸었어요.

편안히 즐기는

많은 시민들과 외국인들,

긴장 속 한가한(?)

기동경찰들과 

가을바람맞으며

야경을 바라보니

평화로운 풍경이

무척 좋았어요.

서울 올 때마다

지나치며 느낀

안타까움이었거든요.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세계적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 공연에

합창 협연한 딸이

연주를 마치고 먹었다던

종로 빈대떡에 막걸리 얘기 중에

발을 삐끗해서 어찌나 놀랐는지 

본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지만

그 큰 키에 다리를 절어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어요.

아침엔 다리를 절며

교회를 갔답니다.


롯데월드의 현란한 조명과

석촌 호수의 밤 야경에도

흠뻑 취하고 칵테일도 

마시며 맛난 음식에도

취했지만

잠 못자는 사일 밤을

손자들 걱정에 꿈을 꿉니다. ㅠ

마침

딸아이가 읽고 있던 

헤르만 헤세의 

'밤의 사색'을 읽다가

첫 대목에서 그만 

울컥했습니다. 

정말 내가 행복한 걸까요?

안되겠어요.

오늘은 그만 내려가려고요.

김치라도 담그렸더니

그냥 편안히 쉼 하라는 딸이

징검다리 휴일마다 공연에

창원 지방 공연까지 있다니

안쓰러워 

이천 친구네 데려가

거나하게 밥 먹여 보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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