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쥐
연휴에 내려왔던 딸을
태워주려고 함께 한양에
입성했더니
날씨 참 요란합니다.
지인을 만나 장어구이를
사주셔서 감사하게도
몸보신도 했어요.
시골 쥐 서울 왔다고
공연 준비로 바쁜 막내는
고맙게도 제 취향에 맞춰
이곳저곳 나들이 시켜주네요.
눈코 귀 입 머리 모두
오감만족 중입니다. ㅎ
고맙게도 연락을 준
초등 친구와의 미팅이
취소되었어요.
안타까운 건
한 초등 친구가
무릎이 아파 진료 관계로
만나지 못했지만 어서 낫기를
바랄 뿐이네요.
우리 나이쯤에
건강이 젤 중요하지요.
인사동을 갔어요.
전시회 감상 중에
고가의 그림보다
화가에겐 송구했지만
한 줄의 시가 제 눈에
먼저 들어와요.ㅎ
데모가 없는
광화문 광장을 걸었어요.
편안히 즐기는
많은 시민들과 외국인들,
긴장 속 한가한(?)
기동경찰들과
가을바람맞으며
야경을 바라보니
평화로운 풍경이
무척 좋았어요.
서울 올 때마다
지나치며 느낀
안타까움이었거든요.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세계적 디바
안젤라 게오르규 공연에
합창 협연한 딸이
연주를 마치고 먹었다던
종로 빈대떡에 막걸리 얘기 중에
발을 삐끗해서 어찌나 놀랐는지
본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지만
그 큰 키에 다리를 절어
웃음보가 터지기도 했어요.
아침엔 다리를 절며
교회를 갔답니다.
롯데월드의 현란한 조명과
석촌 호수의 밤 야경에도
흠뻑 취하고 칵테일도
마시며 맛난 음식에도
취했지만
잠 못자는 사일 밤을
손자들 걱정에 꿈을 꿉니다. ㅠ
마침
딸아이가 읽고 있던
헤르만 헤세의
'밤의 사색'을 읽다가
첫 대목에서 그만
울컥했습니다.
정말 내가 행복한 걸까요?
안되겠어요.
오늘은 그만 내려가려고요.
김치라도 담그렸더니
그냥 편안히 쉼 하라는 딸이
징검다리 휴일마다 공연에
창원 지방 공연까지 있다니
안쓰러워
이천 친구네 데려가
거나하게 밥 먹여 보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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