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목련아
김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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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2 10:48
빗속의 목련아
현곡 김 만복
밤새 내리더니
그리 내리고도 부족함이려
꽃망울 갑옷처럼
둘러싸여 나서기 부끄러워라
못내 아쉬워만 할까
동네어귀 귀한 소식이라
소탐스럼 볼따귀에
입맞춤을 서슴없이 하고
길 잃은 새 한마리가
짝 찾는 울음으로 가슴을 저미는구려
흠뻑 젖은 젖무덤으로
타고 흐르는 눈물처럼
봄으로 가는 시간을 기다림이야
긴 침묵의 여운이
흘러갈 쯤에 순백의
고결함을 애써 감추려 하지 마라
목마름을 토해내고
빗물에 씻기던 꽃망울을
흠칫 올려다 보았구나
이젠
더이상 아파할 시간보다
사랑할 날 기다려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