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흩날리는데
김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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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6 14:30
바람은 흩날리는데
현곡 김 만복
알 수없는 묘한 감정이
머리속을 헤집어 엉망이
되어가는 시간속에
창문 틈 속 바람이 한 점 들어와
코끝을 간질거리고 간다
그 너미에 목욕탕 담에 붙어있던
길다란 수족관엔 낚시로 물고온
참붕어가 유유히 헤엄치다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숨도 못쉬고 배를 위로
내밀고 죽어 버린 붕어
사이로 오가며 살아보겠다
꼬리를 심하게 흔든다
바람은 꽃무리를
지키지 못하고 가지를 사정없이
패디기치며 꽃잎을 날리운다
그 꽃 향기가 오리는 갔을려나
씩~~씩~~거리며 이마의 땀을
누런 손수건으로 훔치며
올라와 평상위에 몸을 마저 뉘어버린다
바람은 계속 흩날리어도
양에 차지 않은 정자나무 밑에
남정네들 툭툭 험한 말들을 내뱉고
놀이터 여인네들 오가는 사람에게 시비다
햇빛이 머리위 이고 서 있었다
검은 그림자가 한없이 따라서
오자고 미련스럽게 짊어지고 가 버렸다
바람이 오늘도 한들 한들
흩날리며 자꾸만 앞서가는
봄이라고 손짓하지만 무심하게 가버리고
덩달아 땀에 젖어 여름에게도
묻어가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