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나무
김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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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4 12:23
사과 나무
현곡 김 만복
외로운 자리 하나
우뚝허니 세워든
옷 수거함 사이에
겨울나고 야릇한 눈빛을
피해 지난 날을 삼킨다
동백꽃이 낙화되어 볼 폼없고
목련꽃 바람에 휘날려 사라지고
벚꽃이 만개하여 꽃비 날리어도
꿋꿋하게 지난 시련
내몰고 꽃틔워 내었구나
꽃이라도
열매라도 남기울랑
가슴 속에 그리움처럼 속삭인다
개똥속에 피어난
노란 민들레 친구되어
아침이슬로 목축이며
햇살속에 아름다움이라
진정 몰랐구나
그 아름다움에 취하여
쓰러지더라도 붙들진 마시오
내 너에 자태에 빠져 들고 싶다
봄바람에 간지럽히던
입술을 깨물어
붉은 피 토하여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었소
가슴에 물든 아름다움을
어찌 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