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로구나
김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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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0 19:12
봄이로구나
현곡 김 만복
물비늘이 흐르는
소리가 아름다움을 깨우고
삼삼오오 줄지어 오르내리는
상춘객의 또각거리는
둔탁한 소리가 이미 가슴을
찢어 놓고 있었다
알람소리처럼 울리던
전화기는 퍼득 놀래서
땅바닥으로 나뒹굴어
흙을 털고 일어서는 남자의
시선이 매서웁게 변해버린 시간이
차츰 멀어져 갈쯤
개울 건너 물오른 나무사이에
지저귀던 낯선 새들의
바쁜 움직임에 봄은 다가왔다
개나리와 들꽃이 조화를 맞추고
그 언저리에 나와서 봄마중이
끝나가고 안개속에 갇힌
산 모퉁이의 잔상을 들춰보았다
세월을 거슬러 갈 수 없음을
가는 길에 내려다 보지만
되돌아왔던 건
무디어진 세월을 낚아본
나와의 삶이랄까
진달래가 개나리 무리속에서
이탈을 꿈꾸고
앞서가던 봄을 노래하며
상춘객의 얼굴을 환하게 그려낸다
끝이 아닌 또 다른이의 끝도
온통 내젓어 놓은 봄 향기에
취해 걸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그 자릴 뱅뱅 돌이질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