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끊지 못해
김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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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3 07:03
사랑을 끊지 못해
현곡 김 만복
따사로운 오후가 되었을쯤
어디에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귀에 꽂은 이어폰을 타고 흐른다
"사랑은 끊을수 없다"
지독하나보다
잊을수도 끊을수도 없는 사랑이란다
여느 날의 환상처럼 다가온
가슴이 무지 아리게 더디 오던날
하늘이 노래지고 멍하던 날
그렇게 사랑을 끊을 수 없어
몸부림의 온 몸이 갈라져 버렸다
아린 손톱이 문드러질 때까지 온몸을
휘어파고 또 파서 진물이 흐르고
피가 줄줄 흐를때까지도
내가 누구인가를 인식하지 못한
사랑에 고문을 하고 있다
그놈에 사랑이 뭔지
4월의 잔인한 달을 재워놓고
뒤돌아서서 웃지도 못하는 바보가
저만치서 기울어가는 석양 빛속에
울다가 지쳐 나자빠진다
사랑이라는 놈이
못난 가슴에 자리하고 앉아서
우두커니 바라만 보고 있다
이제 와 사랑도 아닌 연민도 아닌것이
끊을래야 끊지못하는 인연이 되어
시원 쌉쓸하게 다가가는 4월을
멀리 손짓하며 마중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