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향기
김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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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8 23:22
길에 향기 /김점예
어떻게 가야 하는지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사람들이 지나간 길
그 발자국 따라
짐을 짊어지고 삶을 배웠다
어느 날 무게는
높은 산처럼 쌓여
주저앉아 숨만 쉬며
겨우 버티고 있었다
한동안 꼼짝 못 한 계절
소나기 내리고 바람 불어
휙휙 날아가는 소리에
한주먹 햇살이 당겨주니
거친 풀밭을 밟아가며
길을 만들어가는 자신
두렵기도 떨리기도 하지만
용기 내어 가는 시간 뒤돌아보면
움푹 파인 삶 속 돋아난 초록에
꽃이 하나씩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