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바람 난 봄
이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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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9 18:06
바람이 바람 난 봄 / 雲月 이강태
봄은
공기와 햇살의 빛깔로 광란하는 것이다.
그 광란에 마음이 부풀어 올라
봄은 사랑을 한다.
하늘과 바람과 햇빛에 몸을 섞는
봄바람이다.
코끝을 스쳐 간 바람이 살며시 손을 잡으며
따스하고 촉촉한 느낌이 가슴을 파고 들어온다
한껏 피어오른 꽃잎들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함박웃음을 짓고
모퉁이 길섶들도 작은 떨림으로 춤을 추는 봄이다
검게 갈라져 움푹 팬 옹이 박이 가지에도 수액이 돌고
봄을 가득 담은 마음에도
뜨거운 혈액이 돈다
연둣빛 하늘에
솜사탕 구름과 몸을 섞는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