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이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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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1 20:16
봄을 기다리며 / 운월 이강태
불면의 밤
이 어둠은 여지없이 깊어가고
적막한 바다에 별빛만 강물처럼 흐릅니다
억만 걸음 떨어져 피어나고
초록으로 생동하는 그가 오면
억만 걸음을 단숨에 달려가 홍조 띤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억만인 이 바라보는 그대는 언제쯤
혼자만의 향기가 되어 억만 걸음 떨어진 이곳에 올 수 있을까
천년을 기다려왔습니다.
천 번의 삭풍을 견디며 단련한
메마른 가지는 수억만 개의 꽃눈을 달고
순결한 꽃잎을 피워내며
억만 인의 시선에 있으나
단 하나의 마음에 들기를 원합니다.
그는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왔으나
내 그리움인 그대는 천 번을 따라왔어도
아찔한 모습을 보여준 적 없기에 슬픕니다.
아주 가끔 바람이 전해주는 말로만
그대가 다녀갔음을 들었습니다
이번 생에는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