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이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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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2 00:04
바람이 분다.
이강태
바람이
바람과 바람 사이에서 분다
보이지 않는 형체로 있으나
어떠한 형태로든 존재하는 기억
파란 바람이 분다.
초록의 잎이 핏빛으로 물드는
바람이 분다
코끝에 스치고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며
바람과 바람 사이에서
바람이 분다.
두 팔을 벌리고
품으로 파고들며
얼굴을 만지고
속삭이듯 귓불을 간지럽히는
붉은 노을 진 바람이 분다.
그리움에 몸서리치다
기다림을 멈추고
돌아가야 하는 그곳을 향하여
바람이 바람을 앞 세우며
마음에 바람이 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