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둥
문학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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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 11:09
아름다운 기둥
공광규
법당 받치고 있는
저 기둥 참 아름답다
한때 연약한 새싹이었으나
아름다운 법당 받치고 있다
나 어렸을 때
세상 받치는 기둥 되기로 결심했었다
그러나 지금
아무것도 못되고 벌써
한 가계에 등이 휘었다
내 휜 등에 상심하다
저 법당기둥 보고
누구나 세상 한쪽 받치고 있는
아름다운 기둥임을 안다
그러고 보니 원망만 했던 우리 아버지
법당 기둥이었다
가난한 가계를 힘겹게 받치다
폐가 썩어 일찍 지상에서 무너진
아름다운.
- 공광규 시집 『 지독한 불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