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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고독

나옥순 2 730 0

숲으로 간 고독


                나옥순



밤 새 젖어버린 가슴 말리다


정염이 넘어오는 정오가 된다


붉은 살 툭 툭 떨어지는 여럿 가지사이

한 떼의 새가 차 나르면


어둠 속에 숨죽이는 나무가 모여 사는 저 숲


바람이 당기면 만장으로 풀어지는 머리카락


비 젖는 날이면

저고리 벗어 천지사방 뽀얀 고독을 펄럭인다.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계절이 넘어가도


곁에 붙어 떠날 줄 모르는 태생이 묵묵한 연인


그래서


숲으로 들어간 고독은 다시 나온 적이 없었다.


그와 마주한 오늘


네 번의 시간을 바꿔가며  내가 그런 척한다.


더 그런 척한다.


2 Comments
작가협회 부회장 윤월심 2019.05.27 12:17  
비오는 날
멋진 시향에 젖어 갑니다
오훗길도 행복 채움 하세요
이승은 2019.05.27 16:40  
숲에서 꽁꽁 숨어 버렸네요
남은 시간도 좋은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