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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사는 빨간 집

나옥순 6 2424 2

여자가 사는 빨간 집

 

                           나 옥 순

 

면사무소로 가다 보면 빨간 집이 보인다

 

빨간 집에는

 

하얀 얼굴의 사연이란 문패를 단

 

여자가 살고 있다

 

사연을 기다리고 있는 저

 

빨간 집 여자는 언제부터


저곳에 집을 짓고 살았을까

소문에 빨간 집 여자는

 

허리 굽은 세월로 누워버린

 

헤진 넝마를 걸친 여인과 돌아올 수 없는

 

딸의 이야기도 전해 주었고

 

군에 간 막둥이 웃음이

 

밭고랑으로 어른거려

 

호미 던지고 바라본 어미의 먼 산 그리움

 

군에까지 전해 주었다는데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사연을

 

빨간 집 여자에게 보내었을까

 

빨간 집에는 하얀 얼굴의 사연이라는 문패를

 

단 여자가 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사연이란 기쁨보다 더 걱정만 가져오는

 

여자의 오랜 시간이었다.

 

나는 자주 빨간 여자의 집 앞을 지나간다.

 

우편이란 문패보다 사연이란

 

문패를 만지면서 지나간다.


6 Comments
전수남 2019.03.10 17:08  
♥행복한 휴일 되세요.♥
나옥순 2019.03.10 23:46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밤 되셔요...
조만희 2019.03.10 21:58  
빨간집 여인이 궁금해지네요...
선생님!
굿밤 하세요
나옥순 2019.03.10 23:49  
면사무소로 가다보면
오래된 우체통이 보입니다
어느날 여자가 사는 빨간 집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많은 사연을 간직한 여인으로 느껴졌어요
빨간집 여자의 사연은 대략 이러 하지요...

늘 좋은 작품 기대합니다
조사 2019.03.12 13:46  
우체통에 관한 혹은 우체국 내지는 편지에 관한 많은 사연의 시가 있는 대
또 다른 느낌으로 우체통과 여자, 그리고 인생의 고단한 이야기를
새로운 느낌으로 잘 감상 했습니다..
나옥순 2019.04.28 20:15  
우체통과 여자 ,감상과 공감의 댓글 주시어 감사합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