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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 비

나옥순 0 342 0

삼월 비

 

     나 옥 순

 

 

빗님이 내리시네

 

삼월 첫날 빗님이 내리시네

 

가을에 떠난 인연, 모질게 바람 불어

 

눈 녹은 자리 매화 살 오르자

 

더는 견딜 수 없어

 

온 산 젖어 흐르는 눈물로 내리시네

 

진종일 내리시네

 

새들은 소리 없이 잔 깃털 세워 떨고

 

가지마다 뚝뚝 떨어지는

 

남쪽의 그리움

 

삼월 첫날 빗님 되어 내리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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