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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사랑

나옥순 0 437 0

배롱나무 사랑

         

            나 옥 순

  

찬바람 오면

떨어지는 사랑인줄

뻔히 알면서도 베롱나무는

팔월의 오후에 미련한 정염을 흔들고 있다

뜨거운 한 시절이 그리워

동지섣달 그믐밤도 마다하지 않던 배롱나무

봄에 싹을 만나 여름에서 꽃을 피우고

내 사랑 만큼은 질기게 한 시절 영원하리라

믿고 믿었을 배롱나무

다시 찬바람 오고 잎 떨어지면

허무한 사랑이라 깨닫기를 백년 후

온전한 사랑을 만나야 하는 이유를

겨울의 칼끝에 서서 해에게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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