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사랑
나옥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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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9 23:22
배롱나무 사랑
나 옥 순
찬바람 오면
떨어지는 사랑인줄
뻔히 알면서도 베롱나무는
팔월의 오후에 미련한 정염을 흔들고 있다
뜨거운 한 시절이 그리워
동지섣달 그믐밤도 마다하지 않던 배롱나무
봄에 싹을 만나 여름에서 꽃을 피우고
내 사랑 만큼은 질기게 한 시절 영원하리라
믿고 믿었을 배롱나무
다시 찬바람 오고 잎 떨어지면
허무한 사랑이라 깨닫기를 백년 후
온전한 사랑을 만나야 하는 이유를
겨울의 칼끝에 서서 해에게로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