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신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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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7 13:00
휴식
신춘선
몇 번의 흔들림으로
들리지 않는 귀에 울리는
작은 몸짓의 소리
세월은 연륜으로 쌓여
서서히 숙성시키는 과정을 거쳐
각자의 다른 고통을 잉태하여
흔적을 낳고
삶은
조금만 더 기다리라
조금만 더 라며
아직은 쉴 수 없는 걸음이라 되뇌이다가
이제
작은 쉼터에 마련한 나만의 공간에
잠깐 쉬어
나아갈 길을 여유롭게 바라보는 거라고
시원한 소나기 한 줄 기대하나
후덥지근한 바람의 눈물 한 방울
훌쩍이다 지나간 자리조차 사라진
칠월의 하늘은
붉게 타며
팔월의 담장을 넘어가고 있는데
달짝지근한 복숭아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