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나의 날들아
신춘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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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5 18:06
사랑한다 나의 날들아
신춘선
넓은 호수에
작은 나룻배 한 척 띄우고
떠오르는 아침해를
맞이하고 싶다
복잡한 만원버스나 전철에 끼어
흔들리고 부딪치는 멀미에
나오는 욕찌끼 꿀꺽 삼키던
젊음은 이미 서산을 넘었지만
아직 푸른 숨을 느낄 수 있는
물 맑은 잔바람 흔들거리는
호숫가 등걸 되어진 나목에 기대어
하늘 벗하여 노래하고 싶다
젊음의 서러움 윤슬 되어 흔들리는
잔물결에 떨어진 어부의 비늘 같은
붉은 노을을 헤아리며 살아온 걸음을
산등성이 넘어가는 해 같은 생을
묵묵히 바라보며
고개 한 번 끄덕이고 싶다
잘 살아왔노라고
흘렸던 눈물 반짝임을 찬양하고 싶다
2021-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