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빛
양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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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9 22:59
나의 빛 / 양희순
빨간 물감이 수면 아래로
본연의 색 물들인다
노랑 물감이 발 담가
속내 겹겹이 감춘
빨간 본연의 빛이 바래갈 때쯤
바람이 몰고 온 나뭇가지가
휘이익 저으면
초록빛으로
뒤엉킨 빛깔은
투명한 창문 너머 푸르른
나무가 되어 있다
나의 빛은 허공 속에
흰 구름으로 떠다니다
본연의 빛은 세상과 타협하며
검은색 먹구름으로 비 내린다
파랑 빛이 내리쬐면
뒷걸음질하는 흰 구름은
하늘빛 되어 질퍽거리는
가슴팍으로
날숨과 들숨으로
평온하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