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
양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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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9 22:06
틀 / 양희순
어둠 짙은 산기슭
산새 풀벌레 소리
그곳의 정기가 되어
온 천지를 에워싼다
머릿속 빙빙 도는
형언할 수 없는 조각들이
조금씩 모아지면
하나의 뼈대를 이뤄 그 틀에
새로운 삶이 탄생한다
불투명한 인생이
방향을 비튼 채
헤어나지 못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궁금해진다
전신으로 어둠이
방안 가득 에워싼다
벗어날 수 없는 틀에
나는 또다시 송장처럼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