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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순 0 491 0

틀 / 양희순



어둠 짙은 산기슭

산새 풀벌레 소리

그곳의 정기가 되어

온 천지를 에워싼다


머릿속 빙빙 도는

형언할 수 없는 조각들이

조금씩 모아지면

하나의 뼈대를 이뤄 그 틀에

새로운 삶이 탄생한다


불투명한 인생이

방향을 비튼 채

헤어나지 못하면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을까 궁금해진다


전신으로 어둠이

방안 가득 에워싼다

벗어날 수 없는 틀에

나는 또다시 송장처럼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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