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약속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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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2 23:33
천 년의 약속 / 윤석진
강 건너 살아도
바람을 타고 나눌 수 있는
우리가 은행나무라서
비가 와 바람 불어도
당신의 향기 날개 같은 시간을 안고
바람 타고 다가오는 꿈인것을
나무가 연리지 되어 산다는 건,
짙은 숲 매파(媒婆) 없이 사는 일보다
그리 쉬운 건만 아니라네
나뭇가지 그늘에 앉은 새소리가
구름 타고 와
눈 뜨고 가리지 않았으니
당신이 나무라서
천 년을 하염없이 화석에 앉은 바람이라면,
바라만 봐도 되는 것을
그대가 하도 뜻 모를 은행나무라서
세월의 강 바라보며
바람과 나 침엽으로 사는 거지
#천년의약속 #은행나무 #윤석진
■詩作 NOTE
은행나무는 여는 나무보다 다른 부분이 많지요 활엽수 같은데 암. 수가 다르게 존재하며 씨방이 없는 겉씨식물이기에 침엽수로 분류되는 것이 속씨식물 씨방에서 씨앗을 만드는 꽃식물과 다른 분명한 차이를 보게 됩니다.
은행나무는 또한, 식물인데 꽃이 수정되는 과정은 짐승 같은 수정을 하는 것이며 강 건너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바람을 타고 와 정충은 암수의 애액에 앉아 수정하는 걸 보면, 참으로 신기한 게 자연이지요.
우리 사랑도 은행나무처럼 긴 세월을 살지 못해도 그냥, 바라만 봐도 모자람 없는 그런 사랑도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은행나무를 통해 전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