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 윤석진.
윤석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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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22:09
무지개 / 윤석진
비 갠 후
질척함이 싫어
저 동네에서 저 마을로 다리를 놓았다
차고 올라 저 현란한 유혹의 그림자마저
분명한 건 잡을 수 없음이다
세상을 부풀게 그려놓고
동그라미를 세워 숨긴 채 웃는다
누군들 다 이룰 수 있을까
저 산에서 저 산으로 광케이블이 보인다
사내는 나이를 먹어도
머리를 박고 가슴을 흠뻑 적신다
몸에 닿는 연습은 배우가 되어
가여운 환상 속으로 동화 같은 허공을 그렸다
잡힐 듯 사라지는 무리속에서
바람마저 정지된 나른한 오후가 유년을 재생했다
구름도 모르는 사이
저 산에서
저 산 계곡으로 메아리는 안개가 된다
#무지개 #윤석진
■詩作 NOTE
무지개는 찬란하게 아름답지만, 둥근 동그라미는 그리지 못하고 저 산에서 저 산으로 다리만 놓고 사라지지요. 그러나, 무지개는 본래 동그라마라고 합니다. 낯선 곳에서 모르는 사람을 보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詩라는 장르를 통해 꿈과 동경의 대상을 이야기하고 싶은 소망을 그려보았습니다.
중년의 나이에도 생각과 이상은 다르지 않습니다. 산다는 건, 꿈을 꾸며 사는 일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