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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새는 줄 모르고 /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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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새는 줄 모르고 / 윤석진



꽃은 헝클어지면서

갈증을 달래는 심사 구름을 불러

하늘에서 비 새는 줄 모르고

태곳적 꽃 피기 전부터 비가 필요했다


혈관을 따라 피를 펌프질하는 작업

심장이 뛸 때 가능했고

호수를 덮여 초목을 식히는 구름

바람이 불 때 산과 들 혈색은 초록이다


지구를 작동시키는 소슬한 바람

환하게 핀 기억을 남긴 채

빗소리가 대지를 깨워 이름을 세워주고

꽃잎의 잔해 떨어내는 봄마다


호흡을 여는 바람의 연주 

우산을 할퀸 자리 꽃의 연가

봄을 삼킨 언덕마다 비 새는 줄 모르고

산 중턱에서 나그네 바람을 걸친다



#비새는줄모르고 #윤석진


■사진>> 육괴정은 1519년(중종 14) 기묘사화로 조광조(趙光祖)를 중심으로 이상정치를 추구하던 신진사류들이 크게 몰락하게 되자, 난을 피하여 이천 백사면 도립리로 낙향한 엄용순이 건립하였다. 이곳은 산수유 마을로 유명하다.


*육괴정(이천 백사면 도립리 산수유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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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이영태 2020.04.23 12:45  
산과 들 혈색은 초록이다...
잘 배람했습니다
왕성한 향필하소서~
윤석진 2020.04.23 22:31  
자연의 심장은 바람입니다

자연에 피는 빗물이고
자연에 홍안은 초록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