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아래서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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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9 23:30
사과나무 아래서 / 윤석진.
붉은 것이 수줍은 것이 아니다
당신처럼 익었다는 소식을 통보하는 것이다
빼곡히 매달은 것이
사연이 많아서가 아니다
수많은 별 중에서 당신을 찾는 마음이다
같은 날 같은 나무에 꽃피어
어떤 아이는 채 자라기도 전 이슬로 지고
어떤 놈은 씨알 굵게 매달었건만,
잘못된 만남 사과라는 이유로
겨울이 오기 전까지
가을 속에서...
주렁주렁 사과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