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 그네를 타고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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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8 09:01
단풍잎 그네를 타고 / 윤석진.
새처럼 나뭇가지 앉은 다람쥐
허기진 나뭇잎 타고 몸을 굴려 곡예를 한다
걷던 생각을 접고 바람 따라 가는지
세상 속 돌아가는 쳇바퀴 바라보며
승자가 올린 컵을 향해 취할 수 없는 하루가
술잔 속으로 곡예를 한다
해님처럼 비추고 떨어진 그림자
애꿎게 헤집는 가을 나뭇잎 사이로
멧돼지 무리 지어 지나는 길 따라
숲속 나무는 넋 놓고 사는지
나그네 발걸음 사선으로 기울고
나뭇가지 단풍잎 그네를 타며
숲속 가을 나무는 가벼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