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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 불명 / 윤석진.

윤석진 2 818 0

■ 수취인 불명 / 윤석진.


   나뭇잎 치장하고 수없이 날아들고 있다


   상처 따윈 시치미 떼고
   좋아요, 멋져요, 기뻐요, 최고예요
   바람 든 편지 말없이 비수를 품고 당신은 왔다


   단풍잎 한 장 구멍 뚫고 바라보며
   시력만큼은 지키고 살았는지
   조롱하며 매달린 나뭇잎 한 장 웅크리고


   달빛 사위어 가는 새벽
   고단한 고립을 주도하며 쓸어 모아
   풍진 세월 속살 드러내고 냄새를 지핀다


   젖은 엽서마저 창밖 바람에 날아가고
   주정뱅이 물감놀이 휘청이는지


   나누고, 더하고, 곱하며 살기도
   어지간히 흔적을 세우는 밤
   나뭇잎 작가 솜씨는 당신이라 새겨 놓았다

 

   세월의 강 건너 나뭇가지 그림자
   나무는 산만한 머릿결 고이 올려놓고
   책갈피 삼았던 이유 하나로...


2 Comments
전수남 2019.11.08 08:24  
단풍이 몸살을 앓나 봅니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단풍을 보며
왔던 길로 떠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에
말년의 인생도 저리 아름다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날 되세요.
윤석진 2019.11.08 08:27  
와이파이 상태가 안좋은지
시 하나 올리는데...
홈페이지 접속이 자꾸 끊기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