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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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5 15:48
가로등 / 윤석진.
흔들리는 일 이유가 되지 않았다
골목과 대로를 비추는 것이 임무였다.
밤마다 달빛 따라 토해내는 하루가
천둥 치고 비 내리는 날에도
투명한 당신은 몸짓으로 비추고 있다.
가을 숲, 길 밝히는 나그네
바람의 무게만큼이나 가벼워지길
달님은 알고 있으련만,
창문 아래 다가온 그림자 하나
바람을 넘어 비집고 들어와
길 밝히는 촉수는 어리숙하지 않았다.
어둠 속 선명한 일들을 뒤돌아보니
속삭이며 빛나던 꿈길 따라
새벽녘 청춘을 하나둘 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