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에 달빛 내린다 / 윤석진.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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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20:57
가을 바람에 달빛 내린다 / 윤석진.
태풍 맞던 시절을 버티고 서서
뙤약볕마저 온몸으로 추수리고
묵상의 계절 온전히 여미고 있는지
숲속의 날개 무성해도
풀어헤친 속살 사이 목을 놓고
바람은 철 지난 생채기 안고 여문다
산자만 부르는 몸뚱어리 노래
기댈 곳 없는 가을의 전리품 곁으로
꼿꼿이 세운 채 부딪치고
낙엽으로 뒹구는 세상에서
잘 있느냐 묻지 않아도
달빛 나무의 꿈 탈탈 옷 벗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