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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에서 / 윤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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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에서 / 윤석진. 


세상을 열고 살아도 굴에 갇혀본 사람은
지나친 역마다 터널이었음을 안다


재촉하며 걷는 땡감 같은 나그네
동전 한 닢 건네지 못한 미안함도 잠시
긴 터널을 빠져나온 사람만 새벽 종소리 듣는다


새벽어둠을 뚫고 지나친 보폭의 거리
기차역 플랫폼에서 아침을 밝히는 기적을 듣고
굴에서 굴로 이어진 통로 사이
신문지 한 장 움츠린 숨소리와 상견해야 한다


조금은 처지고 쉬어도 괜찮은 일
내일을 믿고 버티는 도시 머슴으로 산다는 건
그 터널을 지나는 관문을 향해 일상을 놓고
길목 집시가 되는 꿈 아침마다 꾸는지


터널을 향해 사시나무 떨듯
그저 쓸모는 나무토막처럼 길게 굳어져 있는지
퉁퉁한 아주머니 한 분이 손등을 치고 혀를 차며
어여 가자고 한다


다시 터널로 들어선 기차는
눈을 뜨고 보니
종착역에서 차별 없이 내리는 것을...
 

4 Comments
부회장 윤월심 2019.08.19 13:31  
코스모스 피어있는
작은 시골 간이역에서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가을입니다
시인님 맛점하세요
윤석진 2019.08.19 15:39  
일상을 떠날 수 있다면,
가끔은 일탈하는 일도 삶을 살찌게 하겠지요.

감사합니다.
전수남 2019.08.19 18:06  
어디쯤이 종착역일지
종착역에 다다르기 전에
어디쯤에서 내려야할지
내일을 향해가는 여정은
어디서 막을 내릴지---
불쑥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가을을 기다려봅니다.
좋은 날 되세요.
윤석진 2019.08.20 07:57  
밤과 낮 기온차가 심하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건강한 가을을 기다려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