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618
어제
629
최대
3,402
전체
953,896

가을 소나기 / 윤석진

윤석진 2 774 0

가을 소나기 / 윤석진.



가을이 흘러 내리고 있다

눈에 담겨 젖은 우산을 눈꺼플처럼 펼친다


너무 젖어 더 이상 젖을 곳 없는데

아니라고 되돌릴 수 있는지

차가운 찻잔을 채워 빗물은 비릿한 향기로 남는다


낙숫물 처마를 지나는 시간 저만치 지났는데

가을을 전하는 전령을 덮치고 있는지

마음의 찻잔 속 빗물이 넘친다


머물지 않는 가을 소나기 그 흐름만 흘러

시퍼런 나뭇잎 단풍 들 채비를 마치고

창밖 나무는 지쳐 흔들리는지

소나기 되어 나무는 뿌리마저 물에 잠겼다


젖은 꽃잎도 저마다 일 없이 피고 지고

향기마저 느낄 틈 없이 날아가는데

구절초 닮은 진액은 에스프레소 향기를 마시고

텅 빈 공간 온전히 채우는지


아침부터 가을이 온다

저녁 깊은 밤부터 세월이 내린다.

 

2 Comments
부회장 윤월심 2019.08.19 13:33  
가을이면 구름 한점에서도
소낙비가 자주 내리지요
한주도 행복하세요
전수남 2019.08.19 18:11  
서늘한 소나기가 여름을 밀어낸다면
가을을 불러오는
차가운 소나기라도 기꺼이 반기겠습니다.
좋은 날 되세요.